- 장끼와 까마귀,그리고 흰꼬리수리의 침묵
2026년 1월9일, 강릉 남대천의 겨울은 낮은 수위와 넓게 드러난
모래톱 위에 고요를 깔아두고 있었습니다.
차가운 공기는 날카로웠지만,그날 강은 유난히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었습니다.
모레톱 아래에는 흰꼬리수리 한 쌍이 물가의
앉아 강을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움직임은 없었고,
울음도 없었습니다. 다만 모든 것을 보고 있다는 듯한
침묵의 시선만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었습니다.
그 아래 모레톱 위에서는 장끼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겨울 햇살을 받은 깃은 선명했고,
길게 늘어진 꼬리는 바람에 미세하게 흔들였습니다.
장끼의 걸음은 조심드러웠지만 결코 약하지 않았습니다.
이곳이 자신의 공간임을 알고 있는 듯한 태도
자연에서 오래 살아남은 존재만이 가진 몸의 기억이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균형은 늘 작은 변수로 깨집니다.
까마귀가 낮게 날아들며 장면에 개입했습니다.
검은 날개가 펼쳐지는 순간,공기의 결이 달라졌습니다.
까마귀의 움직임은 빠르고 계산적이었고,
장끼의 꼬리를 향한 접근에는 명확한 목적이 담겨 있었습니다.
단순한 장난이 아닌, 기회를 시험하는 행동이었습니다.
셔터를 누르며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흰꼬리수리 한 쌍은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이 모든 장면을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싸움에 개입하지 않았습니다.
움직이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존재만으로도 이 공간의 서열과 긴장은 완성되어 있었습니다.
가장 정확하게 상황을 읽고 있는 시선.
그 아래에서 벌어지는 장끼와 까마귀의 대치는,어쩌면 더 큰 생태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했습니다.
까마귀는 집요했습니다.
한 번의 시도가 실패하면 곧바로 각도를 바꾸어 다시 접근했고,
장끼는 그때마다 몸을 낮추거나 날개를 펼치며 자신의 크기를 키웠습니다.
공격과 방어가 빠르게 교차했고,모래톱 위에는 긴장만이 남았습니다.
장끼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고,까마귀 역시 쉽게 포기하기 않았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은 짧았습니다.
장끼는 순간적으로 도약하며 방향을 틀었고,
까마귀는 날개를 크게 퍼덕이며 뒤로 물러났습니다.
기회에 대한 판단, 그 모든 것은 찰나에 이루어지고,
누구도 설명하지 않습니다.
흰꼬리수리는 그자리에서 계속 지켜봤고
장끼는 끝까지 자리를 지켰는가!!
까마귀는 물러나면서도 완전히 등을 돌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잠시후 장끼는 뷰파인드에서 사라졌습니다
모레톱 바로옆 숲속으로 들어가벼렸습니다.
촬영을 미치고 이미지를 정리하는 동안에도 그 장면은 계속 떠올랐습니다.
모레톱 위의 결투,그리고 그 위에서 모든 것을
내려도보던 흰꼬리수리의 침묵.
자연은 언제나 다층적입니다.
눈앞의 사건만을 보게 하지만,동시에 그 사건을 감싸고 있는
더 큰 구조를 조용히 드러냅니다.
강릉 남대천의 겨울은 그렇게 말없이 많은 이야기를 남깁니다.
장끼와 까마귀의 단독의 장면이 아니었고,
흰고리수리의 시선까지 포함된 하나의 풍경이었습니다.
사진은 그 순간의 일부를 붙잡았을 뿐이지만
그 안에는 자연이 가지 질서와 긴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믿습니다.












Gangneung Namdaecheon, January 9, 2026
On a cold winter day at Gangneung Namdaecheon,
a quiet sandbar became the stage for
a brief but intense confrontation between a male pheasant and a crow.
The pheasant stood its ground,
wings flaring and tail sweeping the sand,
while the crow circled with calculated persistence,
testing distance and resolve.
What made the moment unforgettable was
the presence of a pair of white-tailed eagles perched nearby,
watching in complete silence.
They did not intervene,
yet their stillness defined the hierarchy of the space.
Through the lens, this was not merely a clash between two birds,
but a layered scene of survival—action below, judgment above.
The photograph captures a fragment of that winter tension,
where every movement carried meaning,
and silence spoke the loudest.
https://photo-j.tistory.com/84
침묵의 사냥꾼,1월 남대천에서 만난 흰꼬리수리
1월5일 겨울의 숨결이 가장 또렷해지는 시간에강릉 남대천을 찾았습니다.새벽을 밀어내고 올라온 햇살이 물 위에 부서지며반짝이던 순간, 강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하나의 무대가 되었습니다
photo-j.tistory.com
https://youtu.be/kZ7il9goanY?si=Q5Y4QG4RJ57wD7k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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